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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ithbook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T. S. 엘리엇의 시 ‘황무지’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따스한 봄날이 찾아왔음에도, 시인은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부릅니다. 그것은 아마도 겨울의 얼어붙은 침묵 속에 깊이 묻어두었던 상처들이 봄빛 아래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햇살은 분명 우리의 살결을 따뜻하게 녹이지만, 마음속 깊은 아픔까지는 쉽게 치유할 수 없듯이, 4월을 맞이하는 우리의 마음도 봄의 설렘과 함께, 사순절의 깊은 묵상을 거쳐 고난주간으로 향하는 발걸음에 우리도 무게가 실립니다.올해도 우리는 주님의 십자가 길을 따라 이 의미 깊은 여정을 걷고 있습니다. 겨울 내내 땅속에 감춰진 뿌리가 조용히 봄을 준비했듯이, 우리 안의 믿음도 보이지 않는 침묵과 고..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행복’이라는 부분이 참 중요합니다. 행복에 관한 연구 - 기본적으로 인간은 무언가를 소유했을 때, 행복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소유라는 행위가 인간에게 만족감을 줍니다. 그래서 자꾸만 무언가를 쌓아놓으려고 합니다. 그런데 소유에도 종류가 있습니다. 많은 것을 소유 - 소유하는 양에 의미를 둔다.좋은 것을 소유 - 그것이 자신의 가치를 의미한다고 믿는다. 이 세상에 몇개 없는 것을 소유 - 자신도 세상에 몇 개 없는 소중한 존재가 된다고 믿는다. 그런데 국가별 행복지수 조사에 따르면, 순위는 다음과 같습니다.1. 바누아투 2. 콜럼비아 3. 코스타리카 4. 도미니카 공화국 5. 파나마 6. 쿠바 7. 온두라스 8. 과테말라한국은 102위입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요..

작품명: 1889년 브뤼셀에 입성하는 예수님 (Christ's Entry Into Brussels in 1889) Painting by James Ensor, The J. Paul Getty Museum 1. 종려주일로 시작하는 고난주간은 우리가 이미 잘 알다시피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벨기에의 화가 제임스 앙소르(James Ensor, 1860~1949)는 그의 상상력을 동원하여 벨기에의 수도인 브뤼셀(Brussels)에 입성하는 예수님의 모습을 작품으로 남겼습니다. 현재 브뤼셀은 벨기에의 정치, 경제, 문화, 교통의 중심지이며, 유럽 연합(EU) 본부가 위치해 사실상 유럽 연합의 수도이기도 합니다. 2. 그런데 그의 작품을 잘 살펴보면 예수님이 한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마치..
세월호와 고난주간 아마도 많은 교회들은 고난주간을 맞아 어떻게 고난주간을 의미있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을 것 같다. 고난주간 동안 금식으로, 혹은 외식을 금하는 것으로, 어떤 사람들은 좋아하는 것들, 예를 들어 인터넷이나 커피를 잠시 멈추는 것으로 고난주간에 동참한다. 하지만, 작년 이맘 때(정확히는 4월 16일) 우리는 역사적으로 잊지 못할 아픔을 겪었다.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세월호가 속수무책으로 가라앉으며 300여명의 생명을 앗아가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며 충격과 슬픔, 그리고 분노로 인해 우리는 몸부림쳐야만 했다. 고난주간은 1년에 1주일 뿐이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지난 1년의 시간이 고난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짧은 한 주 동안 음식을 멈췄든, 취미를 멈췄든간에, 단순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