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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주일: '보는 것(Seeing)에서 믿는 것(Believing)으로'

Jake's Blog 2020. 4. 10. 05:57

 

'보는 것(Seeing)에서 믿는 것(Believing)으로'


부활 후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셨을 때, 도마는 그 자리에 없었습니다. 보지 못하면 믿지 못하겠다는 도마에게 주님은 다시 나타나셨습니다. 그리고 "믿음 없는 자가 되지 말고, 믿는 자가 되어라" 그 말씀과 함께 못자국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는 나를 본 고로 믿느냐? 보지 못하고 믿는 자들은 복되도다" (요20:29)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눈으로 확인한 것을 믿으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부활을 목격하지 못한 우리들이 예수님의 부활을 믿는 다는 것은 일종의 도전을 줍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보는 것'(Seeing)을 넘어서 어떻게 '믿음'(Believing)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고민이 됩니다.

조선시대 후기 문장가 유한준(兪漢雋 1732∼1811) 선생이 한 말입니다.
知則爲眞愛
愛則爲眞看
看則畜之而非徒畜也

알면 곧 참으로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곧 참으로 보게 되고
볼 줄 알게 되면 곧 모으게 되니 그것은 한갓 모으는 것은 아니다.

이 말이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라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소개되었습니다.

"사랑하면 알게되고, 알게되면 보이나니,
그 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진정한 앎은 사랑을 통해서 가능하고, 그 때야 비로소 원하는 대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성경에도 이와 비슷한 구절이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은 거울로 보는 것 같이 희미하나 그 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대하여 볼 것이요 지금은 내가 부분적으로 아나 그 때에는 주께서 나를 아신 것 같이 내가 온전히 알리라." (고전 13:12)

유한준의 말과,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대상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어떤 대상을 아는 것에는 단계가 있고, 진정한 앎은 사랑을 통해서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역시도 사랑을 통해서 주님을 진정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성경의 다른 부분에서도 사랑을 통해 주님을 만나게 된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나를 사랑하는 자들이 나의 사랑을 입으며 나를 간절히 찾는 자가 나를 만날 것이니라." (잠 8:17)

결국 우리가 주님을 만나고 진정으로 알게되는 것도 사랑을 통해서 가능하다는 말이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너는 나를 본 고로 믿느냐? 보지 못하고 믿는 자들은 복되도다.” 라는 말씀도, 우리가 눈으로 확인하는 것을 넘어서 진정으로 주님을 사랑할 때 주님을 만나게되고, 십자가 부활도 믿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실제로 이것을 경험했던 사람들이 초대교회에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예수를 너희가 보지 못하였으나 사랑하는 도다. 이제도 보지 못하나 믿고 말할 수 없는 영광스러운 즐거움으로 기뻐하니.” (벧전 1장 8절)

초대교회 성도들은 예수님을 보지 못했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영광스러운 즐거움과 기쁨을 경험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보는 것만을 믿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넘어서서 사랑함으로 주님을 만나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부활도 믿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역사가 우리 안에 가능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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