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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과 광야생활" - 사무엘상 24장

Jake's Blog 2016. 10. 18.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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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과 광야생활" - 사무엘상 24장


1. 다윗의 생애 중 가장 의미 있었던 시기는 언제일까요? 다윗의 삶에는 인상적인 사건들이 많습니다. 사무엘에게서 기름부음을 받았던 순간, 골리앗과의 싸움에서 승리했던 순간, 왕으로의 취임하던 순간, 법궤를 다윗성으로 옮겨놓는 순간, 그리고 각종 전쟁에서의 승리 하던 순간 등 어느 것 하나 선뜻 가장 의미있고 중요한 순간이라고 대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2. 하지만 다윗의 생애 중 가장 눈 여겨 보아야 할 곳은 아마도 그의 광야 생활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윗의 신앙은 어릴 때부터 좋았지만, 실제 그의 본격적 신앙 훈련은 광야에서 쌓아져 나갔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울 왕과 그 추종세력에 의해 쫓기는 삶을 살았던 13년간의 세월은 그의 일생 중 가장 힘들었던 시련기이자 연단과 훈련의 시간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윗이라는 한 사람의 영성은 광야에서 완성되고 다듬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3. 왜 성경에서는 광야라는 곳이 항상 의미있는 장소로 등장할까요? 아마도 광야야말로 하나님께서 그의 사람들을 훈련시키실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많은 믿음의 선조들이 광야에서의 수업을 통해 하나님의 훈련을 받았습니다. 모세는 40년간이나 미디안 광야에서 침묵과 고독의 세월을 보내야 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40년간의 광야생활을 통해 훈련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도 광야에서 시험을 받으셨습니다.


4. 다윗의 경우, 광야는 더욱 특별 났습니다. 목숨을 건지기 위해 쫓기며 동굴과 사막지대를 오갔습니다. 당시 그에게는 매일의 삶이 위협의 연속이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죽음의 위협 속에서 그는 전적으로 하나님을 의지하며 경배하는 법을 배워 나갔습니다. 다시 말해, 광야는 다윗에게 하나님을 만나는 장소였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윗의 인생에서 가장 의미있던 때는 바로 광야 생활을 하던 때일 것입니다.


5. 다윗은 적어도 우리가 그의 행동을 본받고 싶을 만큼 모범적인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다윗의 삶을 돌아보면 다윗은 우리처럼, 혹은 우리보다 더 나쁜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런 다윗에게 한 가지 중요한 점이 있다면, 그는 결코 하나님을 벗어나는 사람이 아니었다.


6. 오늘 본문에서 다윗은 엔게디 광야에 있었습니다. 엔게디는 사해 옆에 있는 작은 오아시스로, 이스라엘의 남동쪽 외딴 곳에 있는 호수의 이름입니다. 그 주변은 높은 절벽과 고원, 그리고 복잡한 협곡과 동굴들이 있습니다. 넓디 넓은 황무지인 이 곳은 험하고 황량한 지역 중에 한 곳입니다.


7. 우리가 알다시피 광야에는 사람이 거의 살지 않습니다. 간혹 짐승들이 있기는 하지만 눈에 잘 띄지는 않습니다. 광야에는 '존재'하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평소에는 듣지 못했던 바람소리가 들릴 것이고, 자동차 배기가스 대신 흙 내음이 느껴질 것입니다. 광야에선 우리들의 감각이 되살아나며, 더 많은 것을 보고 들을 수 있게 됩니다.


8. 게다가 광야에 있을 때에는 해야 할 임무도, 지켜야 할 약속도 없으며 그 무엇에도 매여 있지 않게 될 것입니다. 깨어있고 그저 살아있으면 됩니다. '존재'하는 다른 것은 많이 없는 대신, 스스로의 '존재'가 중요해집니다. 우리는 광야에 있을 때, 삶이 단순해지고 깊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가진 사회적 역할이 아닌 스스로의 존재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9. 우리는 때로 삶에서 영적인 의미의 광야생활을 하기도 합니다. 광야의 황량함에 우리는 두려움을 느낄지도 모르지만, 광야생활은 동시에 기회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광야는 스스로에게 집중하며,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영성 전통에서 광야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이유입니다.


10. 다윗은 광야에서 인생을 시작한 것도 아니고, 광야에서 인생을 마친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그는 광야에서 대단히 의미있는 세월을 보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윗의 생애 중 가장 눈 여겨 보아야 할 곳은 바로 그의 광야생활일 것입니다. 다윗이 원해서 들어간 곳은 아니지만, 그의 신앙적 훈련은 분명히 광야에서 쌓여갔습니다.


11. 사울 왕과 그 추종세력에 의해 쫓기는 삶을 살았던 13년간의 세월은 그의 일생 중 가장 힘들었던 시련의 기간이었지만 동시에 신앙적 훈련기간이었습니다. 사울을 피해 도망가던 때, 다윗은 그를 따르던 몇 사람과 사해의 절벽에 있는 어느 동굴 속에 숨어 있게됩니다. 그런데 갑자기 동굴 입구에서 사람 그림자가 나타납니다. 바로 사울이었습니다. 하지만 사울은 그들을 알아보지 못한 채, 그들을 향해 등을 보이고 앉게 됩니다.


12. 다윗과 그를 따르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파악하고, 허리띠와 무기 없이 앉아 있던 사울을 죽이자고 합니다. 그리고 이것을 하나님께서 주신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상황만 놓고 보면 그렇습니다. 다윗의 대적자인 사울이 무기 없이 등을 보이며 앉아 있는 상황은 사울을 죽이기에 충분한 상황이 됩니다.


13. 하지만 그 때, 다윗은 조용히 그들을 저지합니다. 대신 조심스럽게 사울의 옷이 놓여져 있는 곳으로 가서 겉옷 자락을 조금 잘라낸다. 하나님을 의지하던 다윗의 광야생활은 아마도 그를 상황이 아닌 '존재'에 집중하게 만들었고, 자신이 겪고 있는 상황에서의 사울이 아닌, 사울 그 자체의 존재를 보았던 것 같습니다. 비록 다윗, 그에게는 대적자였을지 모르지만, 하나님께 기름 부음을 받은 왕이었습니다.


14. 그래서 옷자락을 조금 잘라낸 후, 사울과 멀리 떨어지게 되었을 때, 자신이 잘라낸 옷자락을 사울에게 보여주며, 자신은 왕을 살해할 의지가 전혀 없었음을 설명합니다. 그는 광야에서 지내는 동안 하나님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배웠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그는 위급한 순간에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상황을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15. 우리도 삶을 살다 보면, 다양한 그리고 수 많은 위기의 순간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위기는 스스로를 바라볼 수 있는 거울이 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위기 때 보여지는 모습이, 급박한 순간에 보여지는 모습이 진짜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은 위기의 때에 본질에 마주하게 됩니다.


16. 그런 의미에서 다윗의 광야 생활은 자신의 본질과 하나님의 본질에 대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가 사울을 적대자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세우신 왕으로 생각했던 것처럼 그는 광야에서 정말 중요한 것을 볼 줄 아는 혜안이 생겨났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역시 위기의 순간에, 또는 영적인 광야생활을 할 때에 영적으로 더욱 더 신중하고 예민해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관점으로 상황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17.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 안에서 우리가 가진 이름은 상당히 많습니다. 누군가의 친구, 연인, 가족, 학교에서 맡은 역할, 직장에서 맡은 역할 등, 우리를 설명하는 단어과 직함은 여러가지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사회적 이름이 우리 스스로의 존재를 규명하는 것은 아닙니다.


18. 그런 의미에서 광야는 우리 스스로를 발견하고, 하나님의 관점을 깨달을 수 있는 최적의 훈련장소입니다. 때론 어렵고 힘들지만 광야생활은 우리가 맡은 역할 등에 집중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 그 자체에 집중하게 만듭니다. 그러므로 광야에 있을 때, 그 때야 말로 하나님께 훈련을 받는 시간임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다윗이 성경에서 '하나님 마음에 합한 자'라고 불리웠던 것처럼, 우리고 하나님과 동일한 마음을 가질 수 있기를 소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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