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ithbook
목회서신(2024.09.08)_"주님의 마음으로" 본문
여전히 햇살의 따사로움은 남아있지만, 아침 저녁으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에 이내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는 사실을 깨닫곤 합니다. 게다가 높고 청명한 가을하늘을 보고있노라면 하나님의 위대한 창조세계의 아름다움을 새삼 다시 발견하게 됩니다. 최근에 시작한 창세기 성경읽기를 통해 하나님의 놀라운 창조세계의 질서와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놀라우신 계획하심과 사랑하심을 깊이 느끼며 깨닫는 모든 분들이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인디언의 속담중에 한 아이를 키우려면 마을 전체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부모의 노력이나 능력이 부족하다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가 충분히 생각해볼만한 내용입니다. 우리가 이미 알다시피, 핵가족시대 이후로 가족간의 유대감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입시 경쟁은 과열되었고, 졸업 이후의 삶도 여전히 경쟁의 연장선상에 놓여있습니다. 경기는 침체되어 자녀들의 사교육비를 감당하기도 어려운 실정이지만, 먹이고 입히는 것을 먼저 신경쓰다보면 놓치는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 아이를 키우려면 마을 전체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자녀세대를 위해 서로가 기꺼이 가족이 되어주고, 사랑으로 돌보며, 경쟁이 아닌 협력의 지혜를 가르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한 아이를 잘 키워내기 위해서는 마을 안에서 깊은 유대감을 가진 가족과 같은 공동체의 노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게다가 자녀들을 올바른 신앙 안에서 자라가길 기도하신다면, 그야말로 교회 공동체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것들은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은 아이들이 자라난 후에 열매로서 알게 될 것입니다.
제가 미국에서 이민교회 사역을 하면서, 많은 청소년들이 성인이 되면 교회를 떠나는 현상을 많이 경험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인이민교회에서도 미국에서 나고 자란 2세 사역자들을 데리고 왔지만, 그 효과는 그리 크지 못했습니다. 담당목회자가 누구인가보다, 그들에게 교회에 대한 인식과 기억이 훨씬 중요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성가대와 주방봉사로 바쁜 엄마를 기다리느라 교회 지하실에서 시간을 때우거나, 어른들 행사에 동원되어 발표회, 율동 연습 등, 어른들을 위한 교회에 다녔던 아이들은 성인이되어 자신을 이해해주는 교회를 찾아가거나, 아니면 아예 교회를 떠나기도 했습니다.
사랑과 희망의 공동체 브루더호프의 정신적 지도자인 요한 크리스토프는 ‘한 생명이 태어나 고귀한 영혼을 가진 한 인간으로서 자라나게 하는 일은, 씨앗을 뿌려 무성한 열매를 잉태하는 나무를 키우는 정원사의 예술적 행위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우리의 정원사는 예수 그리스도가 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 자녀세대가 온전한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은 부모세대의 헌신과 사랑을 넘어, 일상에서의 영성과 그리스도를 향한 깊은 믿음을 통해 가능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칠까?’를 고민하기에 앞서 내가 부모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먼저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요한 크리스토프는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 부모들의 행복한 삶이 아이들의 행복한 미래를 만든다는 믿음을 가지게 한다.” 결국, 그는 부모가 바로 설 때 자녀들도 비로소 바로 설 수 있음을 말합니다. 건강한 나무에서 건강한 열매를 맺게 하듯이 내가 행복하지 않고, 나부터 바로서지 않으면, 우리 가족과 공동체가 행복하게 바로 설 수 없는 것입니다.
2024년도 하반기에 접어들며 연말을 향하고 있습니다. 우리 안에 새로운 계획과 변화가 있는 가정들이 있습니다. 간절한 기도제목을 가진 가정도 있고, 공허함을 느끼는 가정도 있으며, 위로와 격려가 필요한 가정도 있습니다. 서로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보시기 바랍니다. 그냥 한번 웃어주며 고맙다고 말해보시기 바랍니다. 또한 자녀들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예쁘다고 말해주시길 바랍니다. 가정을 세워나가고 공동체를 세워가는 일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주님의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주님의 마음으로 서로를 대하는 것입니다. 매일마다 말씀을 읽으며 우리 마음을 주님의 마음으로 채워가는 여러분이 되시길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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