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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담의 이유"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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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타인에 대한 험담을 할까?"
1. 우리는 주변에서 흔히 다른 사람들의 험담을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타인에 대해 험담을 하는 행동이 근본적으로 도덕적이지 않고,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임을 알면서도 사람들은 왜 타인에 대해 험담을 자꾸만 하게 되는 걸까?
2. 물론 가끔은 험담이 섞인 대화를 통해서 스트레스를 푸는데 도움을 얻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도 결국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 궁극적인 해결책이 되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끊임없이 타인에 대한 험담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3. 아이러니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이것은 근본적으로 사람은 '도덕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개인마다 도덕성을 가지고 있으며, 모든 사람은 자신의 도덕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이 타인에 대한 험담을 하는 이유는, 험담 또한 자신의 도덕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4. 예를 들어, 한 개인이 자신의 도덕성을 평가할 때, 상당수는 스스로를 완벽하진 않아도 나름 도덕적인 사람으로 여길 수 있다. 하지만 개인의 범주를 벗어나, 집단을 이루게 되면 이야기는 전혀 달라진다. 그것은 바로 '타인'이 자신의 도덕적 비교대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5. 다시 말해, 혼자 있을 때에는 개인이 스스로를 충분히 도덕적으로 느끼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나보다 조금 더 도덕적인 타인을 발견했을 때, 스스로의 도덕성에 위기를 느끼게 된다. 이 때 가장 손 쉬운 방법은 상대의 도덕성을 깎아 내리는 방법이다.
6. 상대방을 깎아 내리는 방법으로 다시 자신의 도덕적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은 자신의 도덕성을 유지하기 위해, '험담'이라는 비도덕적 행동을 하게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어떤 면에서는 도덕적인 개인이 모인 사회가 이와 같은 이유로 비도덕적인 사회가 되기도 한다.
7. 아무리 도덕적인 개인들이라도 그들이 모여 집단을 이루게 되면 집단으로서 이익을 추구하는 새로운 논리와 생리를 갖게 되면서 개인적 관계에서 보여주는 것에 비해 훨씬 심한 이기주의가 모든 집단에서 나타난다. 그 집단은 나라일 수도 있고 거대 조직일 수도 있다.
8. 과거, 1차 대전에 참가한 군인들 대부분도 사실은 순수한 애국심과 희생정신을 지닌 평범하고 도덕적인 청년들이었다. 하지만 알다시피 그들이 모여서 한 전쟁은 전혀 도덕적이지 않았다. 너무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가야 했고, 어디에도 도덕이 설 자리는 없었다.
9. 같은 맥락에서 전쟁은 국가권력이 순수한 청년들의 애국심을 이용해 자기들의 이익을 챙기는 것에 불과했다. 라인홀드 니버는 그래서 사회를 주도하는 특권층을 비판했다. "특권계급은 자신의 특권을 평등과 정의로 포장하여, 자신들의 특권이 보편적 이익에 봉사한다는 교묘한 증거를 창안해 내려고 노력한다."
10. 그러므로 숭고한 애국심을 가진 청년들을 비판하기에 앞서 그들을 뒤에서 조종하는 특권계층을 질타해야 마땅할 것이다. 그리고 모든 개인은 혹시나 잘못된 방법으로 자신의 도덕을 추구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며, 개인의 도덕과 더불어 공동체의 도덕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11. 그리고 주변에 타인을 험담하는 사람을 만나거든, 험담에 가담하거나 험담의 내용에 대해서 고민하기보다, 험담을 주도하는 사람이 도덕적 열등감을 가진 존재임을 기억하고, 오히려 따뜻한 사랑으로 격려해주는 지혜와 여유가 우리에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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