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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ithbook
몇 년 전의 일입니다. 인터넷 신문에서 '당산역 취객'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당시 저는 미국에 거주 중이었지만, 부모님께서 거주하시던 지역이 당산동이라, 저는 혹시라도 취객이 무슨 난동이라도 부린 것은 아닌지 걱정과 염려의 마음으로 기사를 살펴 보았습니다. 영상과 함께 보도된 기사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당산역이라고 큼지막히 쓰인 지하철역 입구 앞에서 한 취객이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취객은 저항하며 이 상황을 동영상으로 찍으라고 소리쳤고, 경찰은 취객을 향해 ‘공무집행방해’를 언급하며 그를 제압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습니다. 그 장소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지나는 길인지 누구보다 잘 알기에, 마음 한편으론 취객을 바라보며 얼마나 마음 상하는 일이 있었기에 술을 마시..
자주는 아니더라도 저는 가끔 시를 읽으며 생각과 마음을 환기시키곤 합니다. 많은 말보다 때론 함축적 언어로 쓰여진 시의 언어가 가지고 있는 공백들이 더 큰 의미로 다가올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이라는 시를 소개합니다 .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었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마치 흔들리는 꽃과도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때로는 이 세..
히말라야 고원지대에는 양을 사고 팔 때 가축의 무게나 크기가 아니라 가축의 특성과 성향에 따라 값을 매기는 풍습이 있다고 합니다. 우선 양을 경사진 산 비탈에 세워두고 지켜봅니다. 만일 양이 풀을 뜯으러 산비탈 위로 올라가면 좀 말랐어도 값을 높이 쳐 주지만, 만일 산비탈을 넘으려고 하지 않으면, 아무리 크고 살이 통통해도 값을 적게 쳐 준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산비탈에 오르는 양은 당장은 말랐더라도, 풀이 많은 곳을 찾아서 이동할 수 있지만, 산비탈 아래 편한 길로 가려는 양은 점점 먹을 풀을 없어 이내 메말라가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옛 말에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습니다. 한 사람이 어떠한지를 아는 것은 그만큼 힘든 일이라는 말입니다. 하지만 위의 이야기를 토대로 생각..
지난 한 주간 구정 연휴를 마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모든 분들 가족들과 즐겁고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셨으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이제 교회는 사순절로 접어들었습니다. ‘사순절(四旬節)’이란 한자로 ‘넉 사’와 ‘십 순’을 사용하여, 부활절까지 주일을 제외한 40일의 기간을 의미합니다. 영어로는 ‘Lent’라고 하는데, 이는 '길이(Length)'를 의미하는 앵글로색슨어 ‘Lencten’에서 유래한 말로, ‘기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말해 사순절의 사십 일은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금식하신 후 사탄의 유혹을 이겨내신 시간과 공생애를 준비하신 시간 등과 같이 여러 번 고난과 갱신을 거치는 상징적인 기간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사순절은 다가올 부활절을 대비하여, 회개하고, 금식하며, 준비하는 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창업주인 '빌 게이츠'가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위치한 마운틴 휘트니 고등학교에서 했던 연설 중에 "인생이란 공평하지 않습니다. 이 사실에 익숙해지십시오"라고 했던 말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보통은 학생들에게 "꿈을 가지십시오" 등의 말을 해주는 것이 일반적일텐데, 그는 이제 막 사회로 첫 발을 내딛는 학생들에게 마치 냉혹한 삶의 현실을 인식 시키려는 듯 해보였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의 말에 부정할 수 없는 현실에 우리가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 속 악당은 총에 맞거나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지만 현실에서는 오히려 아무렇지 않은 듯 더욱 뻔뻔하게 살아가는 악인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우리는 어쩌면 매일 부조리한 현실을 마주..
최근에 바쁘다는 핑계로 독서를 너무 게을리 한 것 같아 부끄러운 마음과 함께 책 한권을 집어 들었습니다. 제가 고른 책은 바로 ‘게리 켈러’가 쓴 ‘원씽(The One Thing)’이라는 책입니다. 이 책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다른 여러가지가 아닌, 단 한 가지에 집중하라는 것입니다. 이 책은 바로 단순함이 가진 힘에 대해서 설명합니다. 17년간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와 함께 일했던 켄 시걸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잡스가 거둔 최대의 업적은 맥북이나,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가 아니다. 그는 일찍이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무언가를 성취했는데, 그것은 바로 ‘단순함(Simplicity)’이었다.” 애플이라는 기업을 함부로 평가할 순 없겠지만, 어쩌면 잡스가 애플이라는 기업을 성공시키기까지의..